2026년 5월의 문장 수집

9 min readJeongwoo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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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가에서 메모한 2026년 5월의 문장들입니다.

책을 읽다가 인상 깊은 구절을 사진으로 찍어 텍스트로 변환하고 메모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 요조

“언니는 (팟캐스트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그 아픔을 딛고 한층 더 성장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혹은 고정관념이 있다고. 왜 꼭 가족의 죽음을 극복해야만 하고 그것이 성장의 발판이 되어야만 하느냐고. 슬프면 쭉 슬픈 대로, 회복하지 못하면 회복하지 못한 대로 남겨둘 수도 있다.” … 제가 보고 듣는 많은 것들을 어쩔 수 없이 수현이라는 필터를 거쳐 느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한결 가볍고 자연스럽게 여겨보기로 했습니다. 수현을 잃은 경험과 상실감이 극복되지 않아도 좋은 채로, 저는 앞으로도 느끼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수현을 사용해보겠습니다. 수현을 이야기하다가 재미있으면 웃고, 수현을 이야기하다가 슬퍼지면 울도록 하겠습니다. 페이지: p.55

사랑하는 타인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며 단순히 웃기다 거나 평화로워 보인다거나 하는 것을 넘어 연민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 김소연 시인은 『마음사전』(마음산책)이란 책에서 연민이라는 감정을 '사무치는 동질감’에서 오는 것으로 본다. '너’와 '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이 정말 믿어짐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너’의 자는 얼굴은 '나’에게 거부할 수 없는 비감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일까. 페이지: p.72

신봉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박용우의 대사를 읊기 시작했다. -내가, 내가 얼마나 외로운지 알아요? 신봉수가 이 대사를 읽었을 때 우리는 깜짝 놀랐다. 배우의 것이 아닌 단련되지 않은 억양이 더 놀라운 현실감을 준다는 걸, (중략) 행사가 끝나고 나를 기다리고 있던 신봉수와 홍대까지 걸어왔다. 어떻게 그런 연기가 나왔냐고 내가 놀라워하자 신봉수는 요즘 정말 외로웠다는 의외로 간단한 대답을 내놓았다. 극중 인물의 마음에 자신을 담아낸 그의 얼결의 용기에 나는 감명을 받았다. 신봉수도 역시 다른 사람들을 보며 같은 감명을 받은 것 같았다. “어쩜 그렇게 다들 연기해본 적도 없으시면서 잘하시던 지. 진짜 놀랐어요. 배우처럼 다듬어진 톤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뭔가 더 정말 같았어요. 아까의 우리들을 보자니 예술이란 것이…” 나는 그의 말을 이었다. “참 흔한 거였어요.” “맞아요.” 선선한 여름밤 공기 속을 천천히 걸어 홍대입구역 근처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서 신인 배우 두 사람은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메모: 예술이라는것은 참 흔한 것 페이지: p.113

거리에도 '구겨진 얼굴’은 많다. 집회 현장에 나와 앉아 있는 사람들. 그들은 조용하고 얌전하지 않다. 늘 화를 내고, 얼굴을 빨갛게 만들며 언성을 높이고, 머리를 깎고 피를 토할 듯 절규하고 있다. 나는 그 구겨진 얼굴들을 보며 이제 절대로 ‘저렇게까지 흥분할 일이야?’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고 싶을 만큼 매일같이 겪는 불평등과 차별들, 아무리 좋게 말해도 듣지 않고 변하지 않아 결국 얼굴이 꾸깃꾸깃 구겨진 채로 거리에 나온 노동자들과 여성들, 장애인들, 그 밖의 약자들. 언제 어디서든 어떤 구겨진 얼굴을 마주했을 때 '얼굴을 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라 무엇이 당신의 얼굴이 이렇게 구겨지도록 만들었는지 를 묻는 것. 최대한 자주 그 구겨진 얼굴을 따라 옆에 서는 것. 책방을 운영하면서 힘들고 귀하게 배운 태도이다.

메모: 구겨진 얼굴을 마주하는 방법 페이지: p.176


📖 클린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구조와 설계의 원칙 - 로버트 C. 마틴

불변성과 아키텍처 아키텍처를 고려할 때 이러한 내용(불변성)이 왜 중요한가? 아키텍트는 왜 변수의 불변성을 염려하는가? 터무니없게도 대답은 단순하다. 경합race 조건, 교착상태 deadlock 조건, 동시 업데이트 concurrent update 문제가 모두 가변 변수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떠한 변수도 갱신되지 않는다면 경합 조건이나 동시 업데이트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락lock이 가변적이지 않다면 교착상태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우리가 동시성 애플리케이션에서 마주치는 모든 문제, 즉 다수의 스레드와 프로세스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서 마주치는 모든 문제는 가변 변수가 없다면 절대로 생기지 않는다.

메모: 괄호는 내가 추가한 것. 페이지: p.56

  • 구조적 프로그래밍은 제어흐름의 직접적인 전환에 부과되는 규율이다.
  •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은 제어흐름의 간접적인 전환에 부과되는 규율이다.
  • 함수형 프로그래밍은 변수 할당에 부과되는 규율이다. 이들 세 패러다임 모두 우리에게서 무언가를 앗아갔다. 각 패러다임은 우리가 코드를 작성하는 방식의 형태를 한정시킨다. 어떤 패러다임도 우리의 권한이나 능력에 무언가를 보태지는 않는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가 배운 것은 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해서다. 이 사실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환영받지 못할 사실, 즉 소프트웨어는 급격히 발전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1946년 앨런 튜링이 전자 컴퓨터에서 실행할 거의 최초의 코드를 작성할 때 사용한 소프트웨어 규칙과 지금의 소프트웨어 규칙은 조금도 다르지 않다. 도구는 달라졌고 하드웨어도 변했지만,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여전히 그대로다. 소프트웨어, 즉 컴퓨터 프로그램은 순차, 분기, 반복, 참조로 구성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페이지: p.60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점은 이중선은 화살표와 오직 한 방향으로만 교차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림 8.3에서 보듯, 모든 컴포넌트 관계는 단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이들 화살표는 변경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컴포넌트를 향하도록 그려진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A 컴포넌트에서 발생한 변경으로부터 B 컴포넌트를 보호하려면 반드시 A 컴포넌트가 B 컴포넌트에 의존해야 한다. 페이지: p.76


📖 두 번째 산 - 데이비드 부룩스

"자선"이라는 말은 비열하기 짝이 없는 단어이다. 우리는 모두 동등하며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사회사업가 세라 헤밍웨이는 심지어 자기 단체에서 '멘토’라는 말조차 금지한다. 이 단어는 어른은 언제나 아이에 비해 지위가 높고 아이를 보살핀다는 관념, 즉 멘토라는 호칭이 붙은 사람은 언제나 존엄하다는 관념을 내포한다는 게 이유이다. (중략)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 가득한 친절함 loving-kindness이란 정신이다. 위버들과 대화하면서 나는 누군가가 알려 준 존 비어스도프 John E. Biersdorf의 책 <적의 치유 Healing of Purpose>에 나오는 구절을 자주 떠올린다.

메모: 전인적인 인간이라는 용어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우리가 인생에서 기대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인생이 우리에게서 기대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멈출 필요가 있었다. 대신에 스스로를 매일 매시간 인생에서부터 질문을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의 답은 대화나 명상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처신이어야 한다.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인생이 던지는 문제들에 대해 올바른 해답을 찾고 인생이 각 개인에게 끊임없이 부여하는 과제들을 수행하는 의무를 지는 것이다.

메모: 빅토르 플랑클 <죽음의 문턱에서> 재인용 페이지: p.206


📖 김민경 민음사 편집자의 말 - 김민경

대충 알고 좋아하고, 다 알고 싫어하자

메모: 들은것은 아니고 시네21의 어떤 글에서…


📖 https://bit.ly/3RB7JYI - lumDrome

나에겐 평생 친구들이 있지만, 사실 항상 할 말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그리고 더 자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관심사와 신념의 거품 속에 살고 있고, 대부분의 일에 대해 나에게 동의를 구하겠지. 하루 종일 누군가와 싸우는 건 확실히 재미없지만,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솔직해질 수 없다고 느끼는 건 피곤할 수 있어. 그냥 말하기 위해 말하는 것 같잖아. 거의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럴 가치가 있는지 궁금해지게 돼. 그래서 누구와도 별로 연결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해가 돼.

메모: 레딧의 토론 “내 생각엔 사람들이 '퍼펙트 데이즈’를 너무 과하게 분석하는 것 같아.” 의 댓글들 중에서


📖 한겨레 - 임인택

'반복’은 무엇인가. 허스트베트는 오래 전 오스터에게 보낸 팩스를 되읽는다. 용건 대신 사랑의 메시지만 다시금 남기고 말았던 것인데, 이유가 이랬다. “키르케고르는 반복이 회상과는 달리 의지이자 활력이라고 말했는데, 물론 맞는 말이야. 그러니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걸 나는 반복해. 그리고 그 반복이 곧 우리 삶이지. 이게, 나의 사랑,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메모: 2026년 5월 15일자 신문 .txt 섹션의 기사 <폴 오스터의 유령과 미래로 나아가는 ‘1인칭 여자’> 에서 인용

이전에는 열정과 불안함이 나를 서울로 향하게 했다면, 이제는 일하기 위해 서울에 간다. 사설 강의를 하러, 작업을 하러, 편집자를 만나러. 때로는 서울을 오가는 동안 일종의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서울의 메시지는 계속 유효하기에 서울에 있으면 알 수 없는 조급함에 휩싸여 마음이 쉽게 어수선해지고는 하는데, 이때 매일밤 서울을 빠져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럽게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메모: 2026년 5월 15일자 신문 .txt 섹션의 기사 <'너도 어서와’와 ‘나도 어서’ 사이에서> 에서 인용


📖 씨네21 1557호 - 정재현

Q. 아내를 바깥사람이라고 칭했지만, 정작 안나씨는 '워킹맘’으로 불리길 바란다는 의견을 수차례 말했다. A. 안나: 가족의 무게를 나한테 전가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쁜 단어다. 그렇다고 몽키가 안사람의 전형을 따르지도 않는다. 나 역시 육아 및 가사 책임을 몽키와 함께 지고 있고, 이미 가정 내부에서 몽키가 비관습을 만들었는데, 그 반대급부인 내가 가부장제의 구조 안으로 다시 편입되면 우리의 수행이 무의미해지지 않나. 구체제의 개념으로 프레이밍되는 걸 원치 않는다.

메모: 다큐영화 <반칙왕 몽키> 에 대한 기사 <반칙이 상식이 되려면> 페이지: p.30


📖 확률적 창업자와 확률적 엔지니어링 - GeekNews

엉클 밥은 「코드를 직접 짜던 시대는 끝났다」고 이야기합니다. AI가 하루 걸리던 작업을 몇 분 만에 끝낼 수 있으니, 이제 개발자는 그 힘을 테스트 커버리지, 뮤테이션 테스트, 복잡도 분석 같은 품질 개선에 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AI가 작성 비용을 낮춰준다면, 그만큼 더 높은 품질 기준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자의 체감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중략)

실제로 에이전트가 짠 코드를 보면, 별것 아닌 기능인데도 CPU와 메모리를 과하게 쓰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분석을 시키면 “인스턴스를 업그레이드하라” 고 결론을 내버립니다. 하지만 “그건 돈으로 해결하는 방식이고, 지금 장비에서 돌아가게 다시 생각해봐”, “이 로직이 왜 이렇게 무겁지?”, “이 데이터를 매번 읽어야 하나?”, “처음부터 이렇게 큰 구조가 필요했어?” 이런 식으로 한참 지적하다 보면, 기존 시스템 안에서도 충분히 돌아가는 코드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주면 좋겠지만, 현재의 모델은 비용, 제약, 운영 현실을 스스로 충분히 고려하지 못합니다. 모델이 더 좋아지면 이런 문제 중 일부는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비용, 제약, 운영 현실은 항상 특정한 맥락 위에 있습니다.

(중략)

그래서 AI 시대의 HITL, 즉 Human-in-the-loop 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사람이 루프 안에 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루프 안에서 가치 있는 지적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중략)

말하자면 AI 시대의 엔지니어링 역량은, 코드를 직접 치는 손끝보다 좋은 지적질을 할 수 있는 눈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메모: From : GeekNews Weekly 2026-05-04 ~ 2026-05-10 사이의 주요 뉴스들 https://news.hada.io/weekly/202619#topic-29185


📖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 황동만

난 내 무의 가치함의 끝에서 빛나는 진실을 건져 올릴 거야. 나의 빛나는 스토리를 기대해라. 어디 한번 막아봐라. 막아지나.

메모: 2화 중 극중 황동만의 대사


📖 호미 - 박완서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내 오랜 버릇이다. 길은 밖으로 통하는 길인 동시에 내 안으로 통하는 길이다.

메모: 산책에 대한 박완서 작가의 문장.


📖 한겨례 .txt - 작자 미상

사랑은 결코 죄가 될 수 없다. 목사의 일상 업무인 축복은 어떤 이유로도 정죄받아선 안 된다. 사랑을 가로막는 행동이나 생각이 명백한 죄악

메모: 남재영 목사가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며 자신을 출교시킨 기독교 감리회의 징계 결정에 대해 '판결 무효 소송’을 했다.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 건을 취재한 기자의 질문에 남재영 목사는 위와 같이 답했다.


💭 후기

이번 달은 총 18개의 문장11권의 책/출처에서 메모했습니다.

점점 다양한 곳에서 문장을 수집하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는 책에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문장을 읽거나 듣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요조의 책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을 읽으면서 밑줄을 많이 그었습니다. 특히 예술에 대한 일화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미술관을 좋아하고 방문도 종종 합니다만, 저는 제 일상에서도 예술이 자연스럽게 존재하면 삶이 더 풍성해질거라고 믿습니다.

문장을 통해서도 삶이 풍성해지는것 같습니다. 6월에도 풍성한 날들이 많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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